외부 플랫폼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가 AI 시대에도 유리할까
국내 이커머스 브랜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을, 해외 브랜드는 아마존을 주요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플랫폼은 이미 고객 트래픽과 구매 의도, 리뷰, 결제 및 배송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직접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AI 검색과 에이전틱 커머스가 확산되는 시대에도 외부 플랫폼에 집중하는 전략은 충분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과 AI가 상품 정보를 탐색하는 경로를 구분해야 합니다. 상품이 네이버 쇼핑이나 아마존에서 판매된다는 사실이 AI 검색이 해당 상품 페이지를 직접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ChatGPT의 쿼리 팬아웃(Query Fan-out)에서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검색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는 Ahrefs의 최근 연구 결과는 주목할 만합니다. 여기에 네이버 쇼핑과 아마존의 robots.txt에서 확인되는 AI 크롤러 접근 제한까지 고려하면, 브랜드가 직접 관리하는 자사몰의 전략적 가치를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사몰이 모든 판매를 담당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외부 플랫폼을 주요 판매 채널로 유지하면서도, 브랜드가 공식 상품 정보와 전문 콘텐츠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ChatGPT는 쿼리 팬아웃에서 브랜드 공식 사이트를 얼마나 자주 검색할까
이 논의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는 자료가 Ahrefs의 연구입니다. Ahrefs는 2026년 8~9월에 수집한 6,660만 건의 ChatGPT 응답과 1,500만 건의 팬아웃 쿼리를 분석해 ChatGPT가 정보를 탐색하는 방식을 살펴봤습니다.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분석한 전체 ChatGPT 응답 중 웹 검색이 발생한 비율은 14.4%였습니다.
- 웹 검색이 발생한 응답에서는 평균 약 1.6개의 팬아웃 쿼리가 수행됐습니다.
- 전체 팬아웃 쿼리의 6.8%에
site:연산자가 포함되어 특정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검색이 이루어졌습니다. - 가장 많이 검색된 약 160개 도메인을 분석했을 때,
site:검색의 75.9%가 브랜드 공식 사이트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 영어 팬아웃 쿼리에서 'official'이라는 단어의 비중은 2026년 8월 10.1%에서 9월 13.1%로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75.9%라는 수치는 모든 팬아웃 쿼리의 75.9%가 브랜드 사이트를 검색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특정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검색 가운데 가장 많이 검색된 도메인들을 분석했을 때 브랜드 공식 사이트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해당 연구는 특정 모델과 기간, 수집 환경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모든 ChatGPT 사용자와 모든 질문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결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결과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ChatGPT가 웹 검색을 수행할 때 외부 리뷰나 종합 정보 사이트만 찾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직접 관리하는 공식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검색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제품의 가격, 규격, 성분 또는 공식 정책을 질문한다면, 브랜드의 공식 웹사이트가 이러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출처가 될 수 있습니다.
Ahrefs는 별도의 2만 건 규모 미국 프롬프트 분석에서도 가격, 제품 특징, 기업 정보에 관한 사실 질문에서는 공식 출처가 인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제품 간 비교 질문에서는 공식 웹사이트의 인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공식 정보와 외부 리뷰·비교 콘텐츠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AI에 노출되는 빈도만이 아닙니다. AI가 어떤 질문에서 공식 사이트를 탐색하고, 어떤 정보를 확인하며, 최종 답변에서 어떤 출처를 활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이버 쇼핑과 아마존의 AI 크롤러 접근 제한이 중요한 이유
브랜드 공식 사이트가 AI의 정보 탐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반대로 대형 마켓플레이스의 상품 페이지를 AI가 직접 수집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앞서 확인한 네이버 쇼핑의 robots.txt에는 OAI-SearchBot, GPTBot, meta-externalagent, PerplexityBot, Claude-SearchBot 등 여러 AI 관련 크롤러에 대해 Disallow: / 규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마존의 robots.txt에도 OAI-SearchBot, GPTBot, ChatGPT-User, meta-externalagent, Claude-SearchBot 등 다수의 크롤러에 대해 사이트 전체 경로의 접근을 제한하는 규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규칙이 실제 해당 사이트에 적용되고 크롤러가 이를 준수한다면, 해당 크롤러는 마켓플레이스의 페이지를 직접 수집하는 데 제약을 받습니다.

물론 여기서 몇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GPTBot은 모델 학습과 관련된 크롤러이고, OAI-SearchBot은 ChatGPT 검색 노출과 관련된 크롤러입니다. 두 크롤러의 차단은 의미가 다릅니다. 또한 robots.txt는 크롤링 요청을 제한하는 규칙이지, 모든 외부 데이터 접근을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장치는 아닙니다.
AI 검색은 다른 웹페이지나 검색 색인, 제휴 상품 피드, 별도의 API 등을 통해서도 상품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켓플레이스의 AI 크롤러 차단이 해당 플랫폼에 등록된 모든 상품 정보를 AI에서 사라지게 만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브랜드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네이버 쇼핑이나 아마존에 상세한 상품 정보를 등록했더라도, 특정 AI 검색 크롤러가 해당 페이지에 직접 접근하지 못한다면 그 정보가 해당 크롤러의 직접적인 탐색 경로를 통해 활용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 브랜드 공식 자사몰은 AI가 접근할 수 있는 별도의 정보 출처가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직접 관리하는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크롤러의 접근을 허용하고, 상품 정보와 전문 콘텐츠를 명확하게 제공한다면 외부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는 정보 제공 경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몰은 AI의 우선 검색 대상이 아니라, 브랜드가 통제할 수 있는 공식 정보 출처
자사몰의 중요성을 과장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ChatGPT가 site:brand.com 상품명 형태의 검색을 수행한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자사몰을 다른 사이트보다 우선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사몰의 크롤링을 허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검색 결과에 포함되거나 최종 답변에 인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Ahrefs의 연구와 실제 쿼리 팬아웃 관찰을 함께 고려하면, 브랜드 공식 사이트를 정보 탐색의 중요한 대상으로 관리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특히 자사몰은 브랜드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네이버 쇼핑에는 판매 가격, 리뷰, 구매 혜택 등 구매 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풍부하게 축적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식 자사몰에는 전성분, 제형, 사용법, 제품 간 차이, 공식적인 주의사항, 제품 개발 배경 등 브랜드가 직접 관리하는 정보가 더 상세하게 제공될 수 있습니다.
AI가 가격을 비교하는 질문에 답할 때는 판매처의 상품 정보와 리뷰가 유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성분의 함량이나 제품의 사용 조건, 공식적인 제품 사양을 확인하는 질문에서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공식 정보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사몰은 모든 상품 정보를 독점하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정보를 제공하는 기반입니다.
자사몰의 전략적 가치는 AI가 무조건 자사몰을 먼저 검색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AI가 브랜드의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브랜드가 직접 관리하는 공식 출처를 확보한다는 데 있습니다.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는 상품 정보와 판매 경로를 함께 관리해야

Meta의 Muse와 같은 AI 에이전트가 쇼핑 영역으로 확장되면 상품을 발견하는 경로와 실제 구매가 이루어지는 경로가 더욱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고객이 AI에게 상품을 추천받더라도 실제 구매는 외부 마켓플레이스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 서비스가 별도의 상품 카탈로그나 제휴 인프라를 통해 상품을 제공하고 구매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자사몰의 중요성을 모든 구매를 자사몰로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이 역할을 구분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외부 플랫폼은 판매와 구매 전환을 담당합니다. 네이버 쇼핑, 쿠팡, 아마존 등은 고객 유입과 상품 비교, 리뷰, 결제 및 배송 인프라를 제공하는 중요한 판매 채널입니다.
- 자사몰은 공식 정보와 브랜드 콘텐츠를 관리합니다. 브랜드가 직접 상품 정보를 정비하고, 제품의 특징과 사용 조건을 설명하며, 고객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AI 및 커머스 연동은 정보와 거래를 연결합니다. 웹 검색 크롤링뿐 아니라 상품 피드, API, 제휴 카탈로그 등 각 서비스가 지원하는 경로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경쟁하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브랜드는 외부 플랫폼의 판매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공식 정보와 상품 데이터의 관리 기반을 별도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사몰에서의 구매 비중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GEO 전략은 자사몰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사몰을 운영하고 AI 크롤러의 접근을 허용하는 것만으로 GEO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AI가 정보를 탐색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접근성과 콘텐츠 품질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첫째, 크롤링 접근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robots.txt에서 필요한 검색 크롤러의 접근이 허용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서버나 CDN, 보안 설정이 별도로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상품 정보를 구조화해야 합니다. 상품명, 가격, 규격, 성분, 재고, 배송 및 반품 정책 등 핵심 정보를 명확하고 일관되게 관리해야 합니다. 구조화 데이터가 적용되어 있다면 실제 페이지의 정보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공식 콘텐츠를 강화해야 합니다. 제품 간 비교, 사용 가이드, FAQ, 기술적 사양, 구매 전 확인 사항 등을 제공하면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고 AI가 상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넷째, 상품 데이터의 연동 경로를 점검해야 합니다. AI 쇼핑 서비스가 별도의 상품 카탈로그나 API를 활용한다면 웹페이지 최적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 서비스에서 이용 가능한 공식 상품 피드와 연동 방식도 검토해야 합니다.
다섯째, 실제 검색과 인용을 측정해야 합니다. 쿼리 팬아웃에서 공식 도메인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실제 검색 결과에 상품 페이지가 포함되는지, 최종 답변에서 인용되는지 등을 구분해서 관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크롤러 접근 허용이 실제 AI 검색 활용으로 이어지는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론: 외부 플랫폼의 시대에도 자사몰은 필요합니다
Meta의 Muse와 에이전틱 커머스의 발전은 고객이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Ahrefs의 쿼리 팬아웃 연구는 ChatGPT가 특정 사이트를 대상으로 검색할 때 브랜드 공식 사이트를 중요한 탐색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네이버 쇼핑과 아마존의 robots.txt에 나타난 AI 크롤러 접근 제한은 외부 플랫폼에 상품 정보를 등록하는 것만으로 모든 AI 검색 경로를 완전히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를 종합하면 자사몰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자사몰을 가장 큰 매출 채널로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부 플랫폼은 앞으로도 고객 도달과 구매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AI가 외부 플랫폼의 상품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로도 계속 존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들이 그들의 커머스 플랫폼을 폐쇄적으로 운영할 경우 글로벌 AI Agent 기반의 구매는 어려워질 순 있습니다.
외부 플랫폼에 대한 판매 의존도와 브랜드가 공식 정보를 직접 관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브랜드가 상품 정보와 전문 콘텐츠를 직접 관리하고, AI 검색 크롤러가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며, 필요한 경우 상품 카탈로그와 API를 통해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사만의 정보 기반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 자사몰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고객을 자사몰에서 구매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외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이 어떤 플랫폼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더라도, 브랜드가 자신의 상품과 가치를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GEO와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 자사몰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의 공식 정보 자산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