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특허가 알려주는, AI 검색이 신뢰하는 "권위 소스"가 되는 법
구글 특허가 알려주는, AI 검색이 신뢰하는 "권위 소스"가 되는 법
이성규
이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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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검색 시대에 "어떻게 하면 ChatGPT나 Google AI Overview가 우리 브랜드를 인용하게 만들까"라는 질문에 다들 매달립니다. 그런데 정작 구글이 20년 가까이 쥐고 있는 답 하나가 특허 문서 속에 그대로 적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US 9,953,049 B1, "웹 링크 그래프의 거리를 이용한 페이지 랭킹 생성"(Producing a ranking for pages using distances in a web-link graph)이라는 특허입니다. 2006년 원출원(US 9,165,040 B1)을 2015년에 다시 청구항을 손봐서 등록받은 문서인데, 겉보기엔 낡은 PageRank 개선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오늘날 AI 검색이 "누구를 믿을지" 정하는 방식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특허가 말하는 핵심 원리를 풀어보고, 그로부터 "권위 출처로 자리 잡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1. 구글이 20년 전에 이미 풀어놓은 문제: "누가 진짜로 신뢰할 만한가"

이야기는 PageRank의 근본적인 약점에서 시작합니다. 링크가 많이 걸린 페이지가 높은 점수를 받는 구조는, 링크 팜(link farm)이나 순환 링크로 손쉽게 조작당합니다. 이걸 막기 위해 구글이 도입한 아이디어가 시드 페이지(seed page)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세상의 모든 페이지를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고, 처음부터 "이곳은 신뢰할 수 있다"고 사람이 직접 선별한 소수의 출처를 정해둡니다. 특허는 예시로 Google Directory와 The New York Times를 듭니다. 그리고 나머지 모든 페이지의 가치는, 이 신뢰 원점들로부터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가로 결정됩니다.

여기서 "거리"란 단순히 클릭 몇 번 만에 도달하는가가 아닙니다. 특허는 링크 하나하나에 "길이"라는 값을 매기는데, 이 길이는 다음 두 가지에 좌우됩니다.

  • 출발 페이지(해당 웹사이트)의 아웃링크 수가 많을수록 그 링크의 길이는 길어집니다. 즉 링크 100개를 뿌려놓은 디렉토리성 페이지에서 나온 링크 하나의 가치는, 링크 3개만 엄선한 전문가 페이지에서 나온 링크 하나의 가치보다 구조적으로 낮습니다.
  • 링크의 가중치가 높을수록 길이는 짧아집니다. 링크가 본문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떤 폰트로 강조되어 있는지 같은 속성까지 이 가중치에 반영될 수 있다고 특허는 명시합니다.

이렇게 계산된 거리가 짧을수록, 즉 신뢰 원점에 가까울수록 최종 점수가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 점수는 지수적으로 감쇠합니다. 한 다리 건널 때마다 가치가 뚝뚝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2. 가장 중요한 조항: "최소 두 곳 이상"이 아니면 애초에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이 특허에서 가장 실무적으로 곱씹어야 할 대목은 'k번째로 가까운 시드'라는 개념입니다.

특허 청구항은 이렇게 못 박습니다. "n개의 시드 페이지 중 k번째로 가까운 시드를 식별하라. 이때 k는 1보다 크고 n보다 작아야 한다." 다시 말해 k는 최소 2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권리 청구 자체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단 하나의 초강력 권위 매체가 어느 브랜드를 한 번 언급했다고 해서, 그 브랜드가 바로 최고점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서로 무관한 최소 두 곳 이상의 독립적인 신뢰 원점(시드)으로부터 짧은 경로가 동시에 확보되어야 랭킹 계산 자체가 성립합니다. 특허는 이 설계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힙니다.

"시드 인근에서 비례성이 결여되어 발생하는 부당하게 높은 점수를 억제하기 위함"

다시 말해, 이건 단순한 설계 취향이 아니라 조작 방지를 위한 의도적 장치입니다.

실무 언어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보도자료 하나를 유력 매체에 실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성격이 다른 복수의 권위 축— 해당 산업 협회, 주요 언론, 학술·공공 자료, 카테고리 전문 매체 같은 — 에서 동시에 인용되어야 비로소 신뢰 신호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3. 놓치기 쉬운 함정: "많이 언급되는 곳"이 오히려 손해다

특허의 길이 공식에는 log(아웃링크 수)라는 항이 들어갑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직관과 정반대입니다.

링크를 대량으로 뿌리는 페이지에서 받은 언급은, 소수만 엄선해서 추천하는 페이지(링크를 연결한 페이지)에서 받은 언급보다 가치가 낮습니다. "업계 베스트 100" 같은 대량 리스티클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전문가가 서너 개만 골라 비교한 콘텐츠에 포함되는 것은 신호의 강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 원리는 오늘날 AI 검색에서 훨씬 날카롭게 작동합니다. 큐레이션의 밀도가 곧 신뢰의 밀도입니다. 대량 노출을 좇던 과거의 링크 빌딩 전략은, 이 특허의 논리대로라면 오히려 신호를 희석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4. 도달할 수 없으면, 애초에 경쟁조차 시작되지 않는다

가장 냉정한 조항은 이겁니다. 신뢰 원점으로부터 어떤 경로로도 도달할 수 없는 페이지는 점수가 낮은 게 아니라, 아예 계산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로그인 뒤에 숨어 있거나, 자바스크립트 렌더링에 의존해서 크롤러가 못 읽거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용 경로가 전혀 없는 콘텐츠는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랭킹 계산의 입력값 자체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콘텐츠 퀄리티를 고민하기 전에, 기술적으로 발견 가능한 상태인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2015년에 바뀐 것: '점수 계산'에서 '실제 검색 응답에 쓰는 것'까지

여기서부터가 이 특허 문서(9,953,049)만의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2006년 원 특허는 "점수를 어떻게 계산하는가"만 권리로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 다시 낸 이 연속출원은 청구항에 새로운 문구를 추가합니다.

"using the ranking score in ranking one or more of the pages in response to a received search query" (산출된 랭킹 점수를 실제 검색 쿼리 응답에 사용하는 것)

별거 아닌 문구처럼 보이지만, 이건 "점수를 갖는 것"과 "그 점수가 실제로 노출에 반영되는 것"이 별개의 단계임을 특허 스스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우리 브랜드는 권위 있는 곳에서 여러 번 인용되는데 왜 AI 답변에는 안 나올까"라는 흔한 좌절을 정확히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인용 확보 자체가 아니라, 그 인용이 특정 질문(쿼리) 맥락에 실제로 채택되는 별도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을 가능성입니다. 실제 인용에 활용돼야 한다는 거죠. 인용 확보와 쿼리 적합성 확보는 별개의 과제로 다뤄야 합니다.


6. 그래서, 권위 소스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특허의 논리를 실행 가능한 조치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인용 출처의 "개수"보다 "독립성"을 세십시오

현재 브랜드를 언급하는 출처 목록을 만들 때, 단순히 몇 건인지 세지 마세요. 성격이 서로 다른 최소 2~3개의 권위 축(예: 업계 협회 + 전국 단위 언론 + 학술·공공 데이터)에서 동시에 언급(링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세요. 한 곳에 몰려 있다면, 그 매체가 아무리 강력해도 특허가 규정한 최소 조건조차 충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② 대량 노출 예산을 소수 엄선 진입 예산으로 옮기십시오

링크 100개짜리 리스티클에 이름을 올리는 예산을, 서너 개만 엄선하는 전문가 비교 콘텐츠에 포함되는 쪽으로 재배분하세요. 아웃링크가 많은 페이지에서 받은 언급은 구조적으로 신호가 희석됩니다.

③ 기술적 발견 가능성부터 감사하십시오

콘텐츠 전략을 짜기 전에, 핵심 페이지가 크롤러에게 완전히 노출되는지, 로그인 없이 접근 가능한지, 구조화 데이터가 배포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하세요. 도달 불가능한 페이지는 아무리 좋아도 경쟁에 참여조차 못합니다.

④ 언급 위치와 강조 방식까지 협상하십시오

브랜드 언급을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본문 어느 위치에, 어떤 구조적 강조와 함께 배치되는지까지 신경 쓰세요. 문서 하단 각주와 본문 도입부의 강조된 언급은 다른 가중치를 갖습니다. 다만, 특허 문서는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⑤ 인용 확보와 노출 확보를 별개 지표로 추적하십시오

"어디서 언급되고 있는가"와 "실제로 AI 답변에 노출되고 있는가"를 하나의 지표로 뭉뚱그리지 마세요. 전자가 확보되어도 후자가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특허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두 지표를 나란히 모니터링해야 격차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⑥ 인용해준 출처의 "현재 권위"를 주기적으로 재점검하십시오

특허는 시드 목록과 가중치가 고정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재평가된다는 점(이른바 "시드 튜닝")도 시사합니다. 어제 강력했던 출처가 오늘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인용 포트폴리오는 한 번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이 특허가 오늘날 AI 검색 알고리즘 그대로 쓰이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허는 로드맵이 아니라 권리 문서이고, Google이 실제로 이 알고리즘을 현재도 운용하는지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 문서가 말해주는 원칙 하나만큼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유효해 보입니다.

가시성은 언급의 총량이 아니라, 서로 독립적인 신뢰 원점(시드)으로부터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가로 결정된다.

링크 그래프의 시대든, 벡터 임베딩의 시대든, 이 원칙은 이름만 바꿔가며 계속 살아남고 있습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이성규

저는 블루닷에이아이의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CEO를 맡고 있습니다. GEO / AEO 분석 및 실행 엔진 '블루닷 인텔리전스', AI 검색최적화 CMS '블루닷CMS'의 프로덕트 매니징도 담당하고 있고요. 저널리즘 AI 오웰도 만들고 있답니다. 더코어(전 미디어고토사)에서 미디어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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