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수 블루닷에이아이 연구센터장] 생일을 앞둔 대학생 조카에게 선물을 준비하며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Muse)에 도움을 요청했다. 조카의 전공이 무용, 성격은 섬세하고 감성적이며, MBTI가 INFJ라는 정보를 알려주고 예산과 배송 가능 여부까지 함께 전달했다. 뮤즈는 단순히 추천 선물 목록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조카의 전공과 성격, 취향을 종합해 ‘이야기를 담은 향수’를 추천했고, 여러 브랜드의 향조·가격·리뷰·선물 포장 가능 여부를 비교했다. 이어 예산 범위 안에서 가장 적합한 후보 몇 개를 골라, 각 향수가 조카에게 어울리는 이유까지 설명해 줬다.
글로벌 기술 및 유통 시장이 메타(Meta)의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와 초간단 에이전트들의 등장으로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기존의 AI가 상품을 검색하고 추천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이용자의 구매 의도를 스스로 파악해 웹사이트를 오가며 재고 확인부터 가격 비교, 카드 결제, 배송 요청까지 알아서 완수하는 ‘구매 대행 AI’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뮤즈 등 글로벌 AI 에이전트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을 때 가져올 파급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AI 에이전트가 국내 결제사, 물류·택배망, 중소 쇼핑몰과 결합하기 시작하면, 기존 거대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도 최저가 구매와 완벽한 배송 조율이 가능해진다.
물론 한국은 네이버, 쿠팡 등 독자적인 검색·쇼핑·결제·물류 생태계를 완벽히 틀어쥔 거대 플랫폼들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경쟁의 축이 ‘어느 쇼핑몰이 상품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서 ‘AI가 이용자의 구매 맥락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로 옮겨가면서 기존 커머스 질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